2010-05-26 오전 9:39:44 Hit. 1401
당신은 남자의 눈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남자가 아직 남자이기 전인 어렸을 때의 눈물이 아닌 다 커버린남자의 눈물.. 예로부터 불문율처럼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죠."사내 자슥이 울어? 그거(?) 떨어 질려구?"하지만 남자들도 감정이 있는 사람인걸요. 울고 싶을 때도 분명히 있을 거라구요. 찔찔짜는 남자들은 영~ 맘에 안든다구요?하지만 그거 아시나요? 어쩔땐 남자의 눈물이 한 여자의 모든 것을 한꺼번에 전부 가져가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요.."주영아.. 이짜노.. 오늘 모할거야?""응. 오늘 디비져 잘꺼야 !!""그래.. 미인은 잠꾸러기 자노.. 잘자..."으그그그그..... 답답한 녀석 !!!지우는 항상 이런 식이었죠.. 지우와 알게 된지도 어느덧 햇수로3년이 되었는데 한번도 나에게 용기있게 다가온 적이 없지요.. 꾸부정하고 움츠러든 모습.. 같이 까페를 가도 늘 내가 시키는 것을 따라 시키고.. 항상 내가 하자는 대로만 하고... 한번도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한적도 없는 바보같은 녀석.. 전 이런 지우의 모습이 정말 싫어요.. 지우는 바보같은 녀석이지만 사실 여자들이라면 한번쯤 다시 쳐다 볼만한 곱상한 외모를 가진 놈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녀석은 오로지 바로 나... 신주영에게만 충성을 다할 뿐이지요.. 호호호~ 사실 제가 좀 이뿌걸랑요~ 오옷!!!! 공주병이 지나쳐 공주암이 냐구요? 히힛~ 학교 다니면서 공부는 안하고 맨날 미팅과 소개팅만 하다보니 (얼굴값 하느라고 어쩔 수가 없었다니깐요~) 머릿속에는 중학교때 배운 기초적인 영어단어 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그래도 유행하는 디자이너 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나 돌체 & 가바나의 스펠링은 정확히 알고 있다구요~ 뭐...전 사실 뭐든지 금방 싫증내 버리는 성격이거든요.. 그런데도 이런 제가 지우같이 답답하고 꽉 막힌 녀석이랑 3년동안이나 친구일 수 있었던 것을 주변 사람들은 정말 신기롭고 놀라워 해요. 하지만 요로분들도 지우녀석을 보시면 이렇게 끈질기게 만날 수 밖에 없다는 걸 충분히 이해 하실 거에요.. 이 녀석은 도무지 감정이 있는 건지.. 어떤 건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건지... 알 수 없는 놈이지요.. 우리가 첨 만난 3년전의 그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나에게 빨간 장미를 한송이씩 전해주고 가는 걸 보면 날 무지 사랑하는 것 같기는 하거든요.. 그리고 이녀석은 꼭 활짝 핀 장미도 아닌 봉오리 진 장미만 주고가요.. 지우 녀석의 말에 의하면 활짝 핀 장미는 교만해 보이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구요... 지우 녀석.. 자기가 무슨 철학자나 되는 줄 아나.... 쯔쯔.. 그런데 말이에요.. 사랑하다보면 당욘히 집착하게 되고 질투도 하게 되는 거 아닌가요? 그치만 지우 녀석은 도무지 그런 생각은하지 않는 거 같아요.. 내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절대 화내는 적이 없어요.. 남들은 자기여자친구가 엎드리면 똥꼬가 보일듯한 짧은 치마를 입거나.. 밤늦게 까지 전화가 통화중이거나.. 자기 몰래 소개팅을 나가려 하면 화를 내고 그런 다던데.. 이녀석은 도무지 화를 낼 줄 몰라요.. 날 사랑하는 건지.. 어쩐 건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을 때가 많다니까요.. 정빈이를 알게 된 것은 친구들과 함께 갔던 용평의 스키장에서 였어요.. 정빈이는 화끈하고 근사한 녀석이었지요...남들에게 자기자신을 표현할 줄 아는 당당함을 갖춘 녀석이었어요.. 여자들 끼리만 갔던 스키장... 남자들 끼리 온 정빈과 그의 친구들은 우리들을 가만히 놔두질 않았어요.. 아직 초보단계인 우리에게 스키를 가르쳐 준다고 하여 낮시간에는 우리의 친절하고 핸섬한 스키 강사가 되어 주었고 밤이 되면 자연스럽게 모여 술마시고 춤추며 서로를 알기에 바빴죠.. 그렇게 보낸 4박 5일 뒤에 정빈이와 저는 모두의 예상처럼 베스트 커플이 되었지요.. 스키장에서 서울로 올라온 뒤에도 정빈과 저는 서로의 삐삐에 하루에도 몇번씩 메세지를 남기기 바빴구요. 거의 매일 매일을 만나며 서로을 사랑하기 시작했죠.. 전 지우는 제 기억속에서 당연히 지워 가기 시작했지요.. 나에겐 이젠 꾸부정하고 답답하기만한 지우가 아닌 핸섬 터프에 당당한 힘을 가진 정빈이가 있으니까요.. 그날도 다른 날과 다름 없이 정빈이를 만나 카페에서 서로 수다를 떨고 있었지요.. 그때 저에게 삐삐가 오더라구요.."오잉? 593 - 265X ? 어디쥐?""모야.. 주영이 너 나 놔두고 바람 피는 거야?""호호호~ 어디선가 본 번호 인데.. 앗!!!"그것은 지우의 전화 번호 였어요.. 어쩐지 낯익은 번호이다 싶었지요.. 갑자기 띨띨하고 바보같은 그 녀석의 모습이 떠올라서 웃기만 하는 나를 보고 정빈이는 궁금해 죽으려 했어요.. 전 지우에 대해서 다 말해 주었죠.. "3년 전에 우연히 알게 된 놈인데.. 날 무지 쫓아다녀.. 처음 만난 날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빼먹지 않고 빨간 장미를 선물한다니깐.. 좀 띨띨하고 멍청한 녀석인데 순진하기는 해. 푸히히~"제 말이 끝나자마자 정빈이는 테이블 위의 수화기를 들어 지우네집으로 전화를 했죠.. "전 주영이의 애인 되는 사람입니다. 지우씨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좋은 사람일거란 생각이 드는 군요.. 언젠가 꼭 한번 뵙고 싶습니다.. "푸하하하하.!!!. 바보같은 지우가 놀라고 당황했을 모습을 생각하니 웃음을 참을 수가 없겠더라구요.. 전 정빈이의 전화기를 뺏어들었죠.. "지우야~ 나야.. 안녕!!"그 녀석.. 놀랬는지 아무말도 못하더라구요.. 꺄하하~ 전 웃으면서 전화를 끊었죠.. 사실 그날은 지우한테 좀 미안한 마음도 들었어요.. 하지만 미안하다고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관심보여 주는 척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솔직한게 더 낫잖아요.. 정빈이는 핸섬하고 터프한 아이지만 바람둥이 임이 분명했어요.. 이녀석은 너무 여자를 잘 알고 있었고... 또 여자를 너무 밝힌다니까요.. 처음에는 나의 미모에 홀딱 반해서 나만을 좋아하였는데 차츰 삐삐에 메세지를 남기는 수도 줄어들고 매일매일 만나던만남도 줄어들었죠.. "피곤해서 그래.. "이런 그의 핑계를 이해하려 했지만 섭섭할 때도 많았어요.. 천하의 신주영이 쫓아다니는 모든 남자 다 멀리하고 오로지 정빈이만 만나고 있는데 토요일 저녁을 저혼자 집에서 텔레비전이나보며 뒹굴고 있게 하다니요.. 그 날 방구석을 뒹굴며 답답해 하던 저는 정빈이의 삐삐 비밀 번호를 해킹하기 시작했어요.. 요 단순한 녀석은 분명히 주민등록 번호나 전화 번호.. 학번 같은 걸로 비번할거야.. 히히힛~ 나도 얼마전까지만 해도 비번이 우리집 전화 번호였으니까...그런데 이녀석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더라구요.. 이것 저것 다 눌러보고 연구해봐도 비번이 안뚫리는 거있죠?한참을 진땀을 빼도 도저히 안되더라구요.. 내 생각보다는 쫌 덜단순한 녀석이었나 봐요. "에라~ 모르겠따!!""수신된 메세지가 3개 있습니다.."오오오오옷!!!!!!!! 마지막으로 지쳐서 쳐본 번호가 1234였는데..이게 비번일 줄이야... 정빈이 정말 바보아냐?비밀스런 못된 장난에 성공한 저는 떨리는 맘으로 정빈이 삐삐에남겨진 음성을 하나씩 듣기 시작했죠.. "정빈 오빠.. 오늘 에스프리에서 만나기로 했짜노~ 근데 나 쫌 늦을 거 가토~ 기달려 줘... 호호호홍~ 참!!! 글구 어제 그 목걸이 친구들이 다 이뿌다고 부러워하더라...호호홍.. 이따봐~"이롤수가 !!!! 으으으으.... 저는 수화기를 들고 있는 제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음을 느꼈어요.. 오늘은 피곤해서 하루종일 잘거라더니... 엊그제 만났을 때 지갑을 잃어버려서 돈이 하나도 없다길래.. 내가 데이트 비용 다 댄것이.. 저 여우같은 뇬 목걸이 사줄려고 그런거라니... 으으으으으....... 천하의 신주영이 이렇게 비참해 지다니... 너무 억울하고 슬퍼서 말이 안나오더라구요...그렇게 한참을 혼자 울고 소리지르다가 저는 정빈에게 삐삐를 쳤지요.. 어쩌면 정빈이가 오해라고 말해줄 것 같았어요.. 다 오해라고. 난 신주영만을 사랑한다고 말할것 같았죠.. 하지만 1시간이 넘어도 정빈이에게서는 전화가 없었어요.. 흑흑흑.... 나쁜 녀석.. 이젠 끝이야.. 내가 너따위 바람둥이에게 미련이나 있는 줄 알아!!!그렇게 한참을 울어도 너무나 답답한 마음이 안풀리던 저는 대충 겉옷을 입고 집을 나왔어요..비가 오더라구요.. 내 마음에도 비가 내리더니 ...."주영아......."그때 낯설지 않은 목소리가 들렸어요.... 누구지.. 혹시? 가로등 뒤 담벼락에 기대어 누군가 나를 부르고 있었어요.. 앗 !!! 그건 바로 지우였어요.. "너 모해? 어두운데서 혼자 ... 비맞고....""이거 받아...."녀석이 내민것은 빗물에 젖은 장미였어요.. "오늘이.. 널 알게 된지 .. 천일 째야... 널 처음 보았을 때... 나.. 스스로 결심했었거든.. 앞으로 천일동안 너에게 너만큼이나 아름다운 장미를 선물하겠다고.. 작년에 할아버지 돌아가셔서... 목포 갔던 날 하루만 빼고 한번도 안빼먹은 거 같아.. 이거 받아.. 그리고..이젠 더이상 부담주지.... 않을.. 흐...흑.."바보같은 지우는 울고 있었어요.. 그동안 내가 그렇게 힘들게 했고 괴롭히고 술 취해서 욕하며 막때릴때도 울지않던 지우가 울고 있었어요.. 그리고 지우는 등을 돌려 나에게서 떠나 가고 있었어요.. 아~ 이게 무엇인 거야? 무엇이라 말할 수 없는 것이 제 가슴 가득 넘치고 있었어요.. 지우.. 지우야... 이대로 보낼 수는 없어.... 전 그에게로 힘껏 달려갔죠..그리고 아직도 흐느끼는 지우를 그대로 힘껏 안아 버렸어요..."이 바보야 !!!!이제부터는 내가 너에게 천송이의 장미를 줄거란 말이야~" 비내리는 저녁,골목길에서 우리는 그렇게 처음으로 서로를 품에안았습니다.. 흐르는 빗물과 함께 흐르는 지우의 눈물을 보며 저는 제 가슴 가득 넘치는 그 무엇을.. 비로소 알수 있었어요.. 그것은 바로.... 사랑.. 사랑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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