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02 오후 2:36:28 Hit. 1623
사람을 바라보는 눈 작년 추석, 지방에 사는 저는 시댁을 방문하기위해아이들의 손을 잡고 사람들이 넘쳐나는 서울역에 왔습니다.마침 남편은 직장에 일이 있어 저녁에 따로 오기로 했고,저는 6살, 3살 된 아이들과 함께 인파를 해치며악전고투 했습니다.
서울역 한쪽에는 무슨 단체에서 노숙자들에게무료급식봉사를 하고 있더군요.그 광경에 호기심을 드러내는 아이들에게 저는부모로서 뻔한 소리를 했습니다.
"너희들 공부안하고, 게으름 피우면저렇게 되니까, 앞으로 엄마 말 잘 들어야 해."
그리고 택시 승강장에 들어섰을 때 작은 아이가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이잡듯이 아이를 찾아 헤맸지만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결국 미아보호소에 방송을 부탁하고,오만가지 걱정에 눈물을 질금거릴 때였습니다.노숙자로 보이는 노인 한분이 작은 애의 손을 붙잡고미아보호소로 들어왔습니다.
"애가 엄마를 잃어버린 것 같은데, 애 엄마 좀 찾아줘."
저는 정신없이 아이를 쓸어안았습니다.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서울역 지하차도에애가 혼자 울고 있는데 명절이라 바쁜 사람들은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답니다.그리고 이 할아버지는 그런 아이가 안쓰러워식사도 포기하고 데려와 주신 겁니다.
이후 가끔 실종어린이들에 대한 뉴스를접할 때마다 가슴이 섬뜩해지는 동시에그 할아버지에 대한 고마움에가슴이 뭉클해지곤 합니다.
- 유혜정 (새벽편지 가족) -세상에 다른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을 다르게 보는 눈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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