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말기 어느 대감이 미국 선교사로부터 비누 한 상자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사용해 보니 때가 잘 벗겨지는 지라 하도
신기해서 대감은 자랑도 할겸 방문객들을 불러 한개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비누를 나누어 받은 방문객들은 대감 말대로 때가 잘 벗겨지므로
모두 세수도 하고 발을 씻는 등 법석을 떠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오직 '이상재(李商在)'선생 만이 주머니칼로 비누를 깎아서
먹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본 대감이 딱해서 일러 주었습니다.
"여보게 이사람 월남, 그건 먹는게 아니야. 때를 씻는 물건이라네."
그러자 월남 선생은 태연히 대꾸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압니다. 여러분은 얼굴이나 손발의 때를 씻으면 그만이겠지만
저는 뱃속의 때를 벗겨 볼까해서 이것을 먹고 있습니다."
그곳에 모여있던 사람들은 모두 마음가짐을 깨끗이 하라는 뜻임을
깨닫고 얼굴을 붉혔습니다.
서로 사랑하고 행복과 고통을 함께 나눌때 우리들 마음은 깨끗해
집니다. 바다는 해풍이 불어야 깨끗해지고 하늘은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친 후에야 구름 한점 없이 깨끗해 지듯이 우리의 마음도 고난과
역경을 통해 얻은 순결함과 고귀함이 진정한 깨끗함을 일구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아침도 내 마음속 티끌과 때를 닦아내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