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27 오후 8:33:27 Hit. 1271
[감동글] 폐지 할머니와 1500만원
빵빵 왜안비키고 길막고 그래요 운전사가 고함을 지른다
리어카 위에 수북이 쌓인 박스와 빈병들이 위태위태하다 신경질이 잔뜩 설린
경적소리에 할머니의 마음이 조급해진다 그러나 주인이 감당할 수 잇는 범위를 넘어선 리어카 질질
끌리는 발걸음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 안쓰러워서 나도 모르게 할머니 뒤에서 리어카를 밀었다.
아이고 고맘게 그라도 힘드니께 살살혀 할머니와의 첫번째 만남이다 다시할머니를 만난것은
이른아침 사거리 편의점 앞에서다 전날의 흥과 취기가 가라앉은 아침의 거리에는
아무렇게나 버려진 광고지와 일회용 테이크아웃 커피잔이 마구 굴러다니고 .
대충 내놓은 종이 박스가 물기에 젖어 구겨져 있다 그재활용품과 종이를 일일이 수거하는
구부정한 허리와 헝클어진 백발의 작은 몸집이 눈에 익었다.
언젠가 리어카를 밀어 드렸던 그할머니다
그렇게 스쳤던 페지 줍는 할머니를 다시 만난것은 성당에서 였다
새벽 미사 후 적막과 어둠에 잠긴 성당안에 앉아 있는데
저쪽 구석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보니 검은 물체가 웅크리고 있다
뭘하세요? 여기저기를 ㄷ듬거려서 전들을 켰다 아 폐지할머니다.
끈 떨어진 묵주를 찾고 계셨다 묵주를 드리자 할머니는 머리를 조아리고 연신 고맙다고 하신다.
여든 살쯤 되셨을까 해쓱한 얼굴과 남루한 차림새가 할머니의 사정을 짐작케한다. 그날 후로
거리에서 성당에서 할머니를 찾아 두리번 거리는 버릇이 생겼다 그동안 할머니가 보이지 않아 궁금했는데
주일 미사 후 누가 뒤에서 부른다. 할머니다 성당 사무실옆 계당에 쪼그리고 앉아 손짓을 하신다.
그동안 왜 안보이셨어요? 옆에 누운 지팡이를 보니 거동이 온전치 못한 듯하다
이게뭔가 난 당최 뭔말인지 알수 있어야제 고깃꼬깃 접은 흰봉투를 내미는데 신폅에서 날아온 영업정지 통지서다
할머니는 망연자실했다 신협에 예금한 천오백만원은 남편과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혼자 판지촌에 들어와살면서 폐지와 고물을 주운 돈 천오백만원을 매을 꼬박꼬박 저축한 할머니 전재산이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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