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24 오후 4:19:56 Hit. 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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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사마의 음식에 얽힌 특별한 이야기, 그 첫번째.
#1. 김밥과 운동회
"운동회하면 어떤 음식이 가장 떠오르는가."라는 질문에 어떤 음식을 먼저 떠올릴까?
푸르른 5月의 하늘, 운동회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응원하러 온 가족들과 함께 먹는 추억의 점심시간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특히 '박 터트리기' 이후 진행되는 운동회만의 묘미인 점심시간은, 오전내내 힘껏 달려온 아이들에겐 쉬는 시간과 가족들과 즐겁게 보내는 시간중의 하나일 것이다.
아이들을 응원하러 온 가족들은 갖가지 맛있는 많은 음식을 준비해오는데, 가장 선호했던 것은 당연지사 '김밥'이다.
한국인의 최고 간식 겸 식사, 김밥은 국민 음식으로 손색이 없다
특히 '김밥지옥', '김밥세계'는 이미 국내에서도 하나의 큰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밥은 주로 어머니들께서 자녀들을 위해 소풍, 운동회, 간식등으로 특별한 날에 해주시는 국민 음식으로 이어져왔다.
간단한 재료인 김과 밥 그리고 계란, 햄, 각종 채소들로도 영양가있는 점심을 해결하기엔 그만인 음식으로 지금까지도 각광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회때 싸온 도시락으로 김밥이 없는 가정은 찾아보기가 힘들정도로 운동회의 정석이 되는 음식이었는데, 즐사마는 김밥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다.
역시 운동회하면 단체전이 묘미!
보통 점심시간 이후에 학교에 오신 가족분들 및 어르신들을 위한 보답으로 학교에서는 운동회에서 곧잘 단체전을 시행했다. 전통 음악과 흥겨운 음악에 맞춰, 단체전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그안에서 국내 정서에 맞는 문화와 놀이에 적응하게 된다.
보통 남자 아이들은 절도있는(?) 곤봉체조를 많이하였고, 여자 아이들은 한국 전통무용 탈춤이나, 부채춤등을 하였다. 남녀 단체전으로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갑돌이와 갑순이', 'Y.M.C.A', '마카레나', '사물놀이'등을 선보였다.
당시의 즐사마 초딩은 '소고'를 이용한 단체전을 준비중이었는데, 하필 운동회 전날 복장을 잊어먹고 등교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것을 점심 시간에 뒤늦게 알게된 즐초딩은 황급히 집으로 뛰어가서 가져오기로 결심했다.(학교에서 집까지 거리는 약 4km정도. 왕복 8km라는 당시 초딩이었음을 감안했을때는 상당한 거리가 나온다)
점심시간 이후에 바로 진행되는 소고 단체전. 즐초딩에게 주어진 시간은 점심시간 한시간뿐. 점심을 빨리 먹고, 전력 질주로 왕복 거리를 감안한다면 겨우 제 시간에 맞추긴 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졌다.
하지만 그것은 어렸던 즐초딩의 생각이었을뿐. 그 뒤에 찾아올 후폭풍은 전혀 생각치 못하고 있었으니...
이것들이 하라는 남녀 단체전은 안하고!
진짜 '단체전(그룹)'을...
일명 '붕가붕가' 단체전이었다는 후문이? (믿거나 말거나)
이래서 인간은 재미있음! ㅋㅋㅋ
(류크횽님 ㅎㅇ)
일단 담임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이런 사실을 알리면 혼날 것같다는 어린 마음에 혼자만 알고 빨리 갔다오기로 결심한 즐초딩.
점심시간을 시작하자마자 어머니께서 싸오신 김밥을 닥치는대로 입에 쑤셔넣었다. (이 표현이 딱 맞겠다)
즐엄마: 뭐임. 밥을 왜 그렇게 빨리 먹음? 누가 쫒아옴?
즐초딩: 배고파 죽는줄 알았음;; (허겁지겁) 말시키지마셈 나 바쁨ㅋㅋㅋ
그렇게 씹지도 않고 점심을 후딱 해결하고 말도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랴부랴 집으로 뛰기 시작했다. 이번 단체전을 위해서 운동회 1주일전부터 그렇게 땡볕에서 죽어라 연습했건만 그 일을 모두 허사로 만들 순 없지 않겠는가?
학교 정문에서 나와 뛰기 시작했는데 이놈의 고질병 관절염...은 아니고, 오전에 나름 FM으로 했던 종목들 때문에 벌써부터 다리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5月답지 않은 쨍쨍한 날씨에 '내가 지금 뻘짓을 하고있나.'라는 별잡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중간에 '그만 돌아갈까?'라는 생각을 수 없이도 했지만, 지금까지 달려온 게 아까워 그냥 돌진하기로 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집과의 학교간의 거리는 왕복으로 약 8km. 가까운 거리도, 먼거리도 아닌 상당히 애매한 거리이다. 이 때문에 어린 즐초딩은 뛰면서도 많은 잡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집에 무사히 도착하여, 허겁지겁 복장을 챙기고 물 한잔 마실 여유도 없이 학교로 다시 뛰어갔다. 뒤도 안돌아보고 열심히 달린 덕택에 다행히도 오후 12시 50분에 안전빵(?)으로 도착한 학교 정문. (이 속도로 오전에 100미터 달리기를 뛰었다면 분명 1등했을텐데. 달리기만은 귀찮다고 슬슬 뛰어서 3위한게 아직도 한이다)
어쨌든 친구들과 섞여서 복장을 갈아입고 무사히 공연(?)을 마친 즐초딩. 구경온 사람들의 환호성 속에 '이맛에 공연한다.'라는 교훈을 얻고 잠시 쉬기 위해 자리로 돌아갔다.
그런데 공연이 끝나자마자 하늘이 노랗게 보이더니, 머리에 통증이 느껴졌다. 이런 모습을 본 어머니께서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고 걱정하셨다.
모두 새하얗게 불태워 버렸어...
(딱 즐초딩의 심정임)
이렇게 운동회를 열심히 했다면, 분명 상을 많이 탔겠지만, 쓸데없는 곳에(?) 힘을 소진해 버려서, 즐초딩은 단체전 이후로 그자리에 넉다운 되었다.(...)
그렇게 운동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먹으려 하는데, 갑자기 무언가가 속에서 올라왔다. 황급히 화장실로 뛰어간 즐초딩. "우웩" 소리와 함께 점심에 먹었던 김밥이 그대로 우르르 흘러나왔다. 채 씹지도 않은 당근과 햄들이 지금 다시 김밥을 싸도 될정도로 싱싱했다.(?)
그랬다. 점심을 그렇게 황급히 먹고, 채 소화도 되기전에 땡볕에서 죽어라 뛰었기 때문에 소화불량은 물론, 더위까지 먹은 것이었다.
그런 기억 때문에 즐초딩은 김밥을 볼때마다 그때의 추억이 되살아난다. 김밥을 먹을때마다 아련히 스쳐가는 추억.
비록 김밥으로 속을 게워내었지만, 그래도 그런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김밥을 먹었기에 힘내서 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즐초딩군 참! 잘했어요. 굳굳굳ㅋ
님아가 짱드셈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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