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31 오후 3:04:48 Hit. 2867
'트랜스젠더' 최한빛,
2009 슈퍼모델 대회 본선 진출!
세상에, 예전에는 남자였다고?
트랜스젠더가 이제는 여성의 전유물이었던 슈퍼모델까지?!
트랜스젠더에 대한 국내의 관대함은 어디까지일까. 하리수의 연예가 활동으로 '여자'로서 끝내 인정 받았고, 뒤를 이어 많은 트랜스젠더들이 집중 조명을 받았고, 이제는 트랜스젠더가 여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슈퍼모델 대회까지 출전하게 되었다.
트랜스젠더의 '맏언니'격인 '하리수(본명 이경은)'가 2001년도 CF및 가수데뷔로 전격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경계심이 수심위로 드러나게 되었다.
당시만해도 국내의 눈총은 따가웠다. 같은 남자로서도 여자로 인정할 수 없었던 남성들과 여성들 또한 여자인척 하고 다니는, 소위 '여장남자'정도로 해석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성적소수자'들에 대한 죽을만큼 고통스러웠던 이야기들이 점차 수면위로 드러나면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결국 2002년 호적정정 법적 허가를 받아, 마침내 꿈에 그리던 주민번호 앞자리를 '1'에서 '2'로 바꾸면서, 몸만 여자가 아닌 법적으로도 여자가 된 하리수를 선봉으로, 그들은 더이상 음지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고통받지 않아도 됐다.
하리수가 트랜스젠더로 연예계 활동을 병행하면서 끝내 '그'가 아닌, '그녀'가 된 셈이고, 그녀의 동료들인 트랜스젠더들에게도 한국이라는 땅에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당시만큼은 아니더라도 아직까지도 그녀들에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과연 언제쯤 대한민국이라는 땅에서 떳떳하게 발을 내딛을 수 있을까. 어쩌면 하리수의 법적 통과 이후로, 그녀들이 용기있게 첫발을 내딛는중인지도 모른다.
슈퍼모델에 도전한 '트랜스젠더' 최한빛은 누구?
▲ 성전환 수술을 하기전 모습의 '최한진'(좌측), 성전환 수술을 한 모습의 '최한빛'(우측)
트랜스젠더로서 슈퍼모델 선발대회 본선에 진출한 '최한빛'양은 누구?
'최한빛(23)'은 <SBS 미디어넷>이 주최하는 '2009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1차와 2차 예심을 거쳐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삽시간에 후끈 달아오르며 논란이 됐다. 실제 여자가 아닌, '트랜스젠더'라는 성적소수자들이 자신들의 무대인 슈퍼모델의 자리에 도전했기 때문에 출전자격 문제로 많은 논란이 되었다.
필자가 '그녀'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2005년도 그녀가 아직 '그'였을 때였다. 유재석이 진행을 하고, 다른 패널들과 진실과 가짜의 사연을 가진 출연자를 가려내는 S방송사 프로그램인 <유재석의 진실게임>을 통해서 접하게 되었는데, 당시에도 남자의 몸으로 '천상여자'로 불릴만큼 수려하고 뛰어난 외모를 과시했다.
방송분은 '춤바람 난 여자'라는 애칭을 지닌 '최한진'이 다른 출연진들과 어울려 진짜 여자인척 하는 행세를 하는 것. 최한진은 이날, 연예인 패널이었던 김종국에게도 호감을 갖게 했을정도로 예쁜 외모와 행동을 뽐냈다.
마음만 여자가 아니라, 외모도 천상 여자!?
▲ <유재석의 진실게임 300회 특집 - 진짜 여자를 찾아라>편에 출연했던 '최한진'(좌측), 성전환 수술을 한 모습의 '최한빛'(우측)
몸만 여자고, 영혼은 남자? 이제는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야할때
처음 하리수를 TV에서도 보았을때만해도 의식수준이 못미쳤던 탓인지 거부감이 많이 들었고, 지금도 실제로 본다면 그들에게 어색한 기분이 많이 들 것같다. 본인의 친구는 그들만 보면 "토가 쏠린다"고 하며 질색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들의 숨겨진 고통스러웠던 사연을 알게되면서, 그들도 우리와 같은 한명의 사람에 불과했다. 다만 성적 문제로 여자냐, 남자의 갈림길에서 사람들과는 다른 길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된다.
마찬가지다. 내가 만약 그들과 같은 성정체성 문제에 직면했다고 한다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며 은둔생활을 했을지도 모르고, 심하면 트랜스젠더로서 사람들의 고통을 받아, 자살했던 故장채원씨 처럼 순간의 선택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문제는 남자냐 여자냐의 성별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용기있게 도전하는 모습이다.
그들의 용기에 한번쯤은 박수를 쳐주는 의식수준이 필요할때
분명 그들도 자신과는 정반대의 삶을 선택하면서까지, 많은 고민과 고통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선택을 하게 된 이유, 바로 삶에 대한 자신감과 '용기' 때문이다.
트랜스 젠더, 혹은 성적소수자들에게 손가락 삿대질을 해댔던 것은 하리수 때로 족하다. 故 장채원씨가 어떤 이유 때문에 자살을 선택해야 했을까. 사람들의 눈초리를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은 아닐까?
이제는 정말로 국민들,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의식 수준이 필요할때이다. 문제는 남자냐 여자냐의 성별 따위가 아니라, 세상에 떳떳하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는 용기가 있느냐다.
그런 그들에게 차가운 시선 대신 한번쯤은 박수를 쳐주는 응원이 필요한 시점은 아닐까?
외모가 수려해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도전하는 용기가 아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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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즐사마 (dkanfh@finalfant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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